목회칼럼
왕은 얼마나 좋을까요? 내가 왕이라면 아들에게 왕국과 재산, 평생 쌓아 온 지위와 명예까지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윗도 성전을 건축할 솔로몬을 위하여 금과 은과 각종 자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더구나 자신이 흘린 눈물과 기도, 고난 중에 부른 찬송까지 시편으로 남겼으니, 참으로 많은 것을 물려줄 수 있었던 아버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설교 본문인 시편 145편을 묵상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세운 왕국이나 이룬 업적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왕인 다윗이 하나님을 향하여 이렇게 고백합니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다윗이 다음 세대에 정말 남기고 싶었던 것은 왕국이 아니라 왕이신 하나님이었습니다. 자신의 위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행하신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대로 주께서 행하시는 일을 크게 찬양하며 주의 능한 일을 선포하리로다”라고 노래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자녀들에게 집 한 채라도 마련해 주고 싶고, 적어도 빚만큼은 남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도 다음 세대를 위하여 좋은 예배당과 교육 공간을 마련하려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모두 필요하고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재산은 남겼지만 그것을 주신 하나님을 전하지 못했다면, 신축 건물은 남겼지만 그곳에서 누구를 예배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못했다면, 우리는 가장 중요한 유산을 빠뜨린 것입니다. 우리도 다윗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일을 이야기로 남겨 주어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 수고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이렇게 붙들어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죄인인 우리를 위하여 독생자를 내어 주시고, 십자가와 부활로 구원하신 복음의 이야기를 남겨 주어야 합니다.
다음 세대가 그 유산을 제대로 받았다는 증거는 그들의 입술에서도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이 나오는 것입니다. 부모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고, 앞선 세대의 찬송이 다음 세대의 찬송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름은 세월과 함께 잊혀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고 섬겼던 하나님의 이름은 다음 세대의 입술에서 계속 불리기를 소망합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이야기가 대대로 전해지고, 모든 세대가 함께 왕이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섬김이 차은일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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