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오늘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1월, 말씀 묵상과 감사노트라는 두 날개를 펴고 새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환점에 서 있습니다. 이 절반의 자리에서 뒤를 돌아보면, 지금까지 지내 온 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넘어질 뻔한 자리, 주저앉을 뻔한 자리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때마다 우리를 붙드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신명기 26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첫 열매를 광주리에 담아 나오게 하시면서, 먼저 입술로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우리는 원래 작고 위태로운 나그네였는데, 하나님께서 강한 손과 편 팔로 건져 내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셨다는 고백입니다. 감사는 내가 가진 것의 양이 아니라 내 인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가 해냈다"고 읽으면 자랑 아니면 불안만 남지만,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인도하셨다"고 읽는 사람은 빈손이어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절반은 어떻습니까? 지난 절반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남은 절반도 책임져 주실 것을 믿습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은, 앞으로도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이끄시는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그러나 보배로운 성도 여러분, 우리의 감사가 곡식의 많고 적음에 매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궁극적인 감사는 세상 조건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첫 열매를 드리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가장 귀한 첫 열매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고전 15:20). 죄와 사망의 애굽에서 혼자 힘으로는 한 발짝도 나올 수 없던 우리를, 십자가의 강한 손과 편 팔로 건져 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감사는 풍년의 자랑도 흉년의 체념도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나의 구원이시라는 고백이어야 합니다. 하박국 선지자처럼 비록 열매가 보이지 않을지라도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맥추감사주일, 세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첫째, 지난 반년의 감사노트를 펴고 사건만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은혜의 의미를 적어 봅시다. 둘째, 삶의 첫 자리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자로 주님 앞에 진지하게 엎드려 예배합시다. 셋째, 받은 감사가 나에게서 멈추지 않고 연약한 지체들에게까지 흘러가게 합시다.
그러므로 지나온 절반도 은혜요, 남은 절반도 은혜임을 깨달아 이번 맥추감사절은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섬김이 차은일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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