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벌써 15년이 되어 갑니다. 우리 한광교회가 캄보디아 임만호 선교사님의 희망학교 아이들에게 교복을 입혀 주기 시작한 지가 말입니다. 2012년 즈음, 처음 이 사역을 시작할 때, 너무 가난해서 세수도 제대로 못 하던 아이들에게 흰 저고리와 붉은 바지를 입히고, 푸석하던 머리를 단정하게 빗겨 주었더니,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얼굴에 환한 광채가 났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던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 1학년이던 아이가 이제는 청년이 되었고, 6학년이던 아이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벌의 교복이 그 아이들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를 생각하면, 우리 성도님들의 헌금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새삼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저는 그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도 가난했던 시절에는 교복 한 벌 새로 사 입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형이 입던 옷을 동생이 물려 입고, 누나가 입던 옷을 동생이 줄여 입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매가 닳고 무릎이 해진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던 그 마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래서 더더욱 알 수 있습니다. 새 교복 한 벌이 한 아이의 어깨를 얼마나 펴게 하는지, 그 한 벌이 “나도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하는 자존감을 어떻게 심어 주는지를 말입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희망학교의 그 아이들은 우리 한광교회 성도님들의 사랑 덕분에 해마다 새 교복을 입어 왔습니다. 이것은 결코 작은 기적이 아닙니다.
당회에서는 올해도 변함없이 희망학교 아이들에게 교복을 입혀 주기로 결의하였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는 라이베리아에 박원정 선교사님을 주력 선교사로 파송하는 등 선교의 지경이 점점 넓어졌고, 그만큼 감당해야 할 짐도 무거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한정된 선교 예산 안에서 모든 사역을 이전과 똑같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올해는 부득불 희망학교 교복 지원을 위한 특별헌금을 부탁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가볍지 않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담임목사로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정성을 모아 주신다면 결코 무거운 짐이 아닐 것입니다.
보배로운 성도님들! 부디 부담으로 여기지 마시고, 기쁨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내가 보내는 헌금이 한 아이에게는 새 교복이 되고, 그 새 교복은 복음을 담는 그릇이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그 아이들의 얼굴 위에, 우리 주님의 얼굴이 함께 비치고 있음을 믿습니다. 올해도 그 환한 미소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 미소를 위하여 저와 여러분이 함께 작은 정성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 일에 동참하시는 모든 가정 위에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복이 넘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섬김이 차은일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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