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사명을 다시 붙듭시다 (25년 9월 21일)
2025-09-20 14:11:59
한광교회
조회수   18

신앙생활조차도,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인간의 본성인 나태함과 이기심이 우리를 ‘안일함’이라는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 안일함 속에 빠져, 그저 ‘예쁘게만’ 신앙생활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적 전투의 치열함보다는 내면의 평안함을, 십자가를 지는 희생보다는 은혜를 누리는 즐거움을 우선하며 안주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영적인 졸음에 깜빡 하는 중에,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전도세미나와 새벽기도회 때 나누었던 창세기 24장의 말씀이 제 영혼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특히 자신의 허기, 자신의 말, 자신의 이름까지도 기꺼이 지우며 주인의 사명에만 집중했던 아브라함의 종의 모습은 큰 도전이자, 동시에 무거운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는 과연 저런 모습으로 목회를 해왔는가? 그리고 성도들을 저런 모습으로 이끌었는가? 라는 질문 앞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보배로운 성도들이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브라함의 종의 모습을 보여 주신 이유는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놀라운 소망을 발견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믿습니다.

그 이름 없는 종의 삶이 위대한 이유는, 그의 삶이 장차 오실 메시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분명한 ‘예표’ 즉 ‘그림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헌신은 불완전한 그림자에 불과했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실체이신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어렴풋이 보여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의 뜻을 양식 삼으시고, 자신의 말을 하지 않으시고, 이름 없이 종이 되어 십자가의 사명을 완수하셨습니다. 그러한 예수님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인생이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집니까?

여기에 우리의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완벽하게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넘어지고, 또다시 이기심과 나태함에 빠질테니까요… 그러나 우리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명을 완수하셨고, 지금도 우리 안에서 그 사명을 살아낼 힘을 주시고 계십니다. 염려하지 맙시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겨 드립시다.

 

그러므로 그 이름 없는 종이 그리스도의 예표가 되는 영광스러운 인생을 살았듯, 우리의 부족한 삶 또한 누군가에게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작은 창문 같은 인생을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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